
임팩트 먼저, 선택과 집중
2022.11.18
life
누구보다 바쁘게 사는 사람처럼 보였던, 소위 ‘갓생’을 사는 것 처럼 보였던 내가, 이제 임팩트 중심으로 전환하려고 한다. 이유는 단순하다. 내가 벌인 일의 양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고, 그 결과는 성과가 아니라 사과의 연쇄였다. 공모전 세 개를 동시에 붙잡고, 사이드 프로젝트 하나는 ‘더 이상 못 한다’고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. 인풋을 넓히면 아웃풋이 커진다가 오랫동안 통했던 나의 전략이었다. 솔직히 말하면, 마음이 크게 동하지 않는데도 ‘해서 나쁠 건 없지’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도 적지 않았다. 그건 도전이 아니라 과신이었고, 집중이 아니라 분산이었다.
왜 우리는 바쁨을 연출하는가
바쁨은 능력처럼 보이고, 빽빽한 캘린더는 성실의 증거처럼 느껴진다. 나도 그 프레임에 오래 기대었다. 하지만 보여주기식 바쁨은 에너지와 신뢰를 갉아먹는 가장 비싼 사치다. 중요한 건 ‘얼마나 바빠 보였는가’가 아니라, 무엇을 끝까지 책임졌는가다.
변질된 갓생 - 갓생은 더 이상 ‘열심히 사는 것’이 아니다
요즘의 갓생은 종종 목적이 아니라 연출이 된다. 체크리스트가 늘수록 성취감이 커지는 것 같지만, 실은 밀도 없는 산포일 뿐이다. 장황하게 일을 벌여놓는 타입은 멋져 보일 수 있지만, 결과는 대개 산만함과 소진이다.
나는 깨달았다. 갓생은 ‘많이 하는 것’이 아니라 ‘의미 있게 남기는 것’이어야 한다. 그 기준은 간단하다.
- 내가 직접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가. (=내 역할과 책임이 명확한가)
- 몰입할 수 있는가. (=캘린더가 아니라, 주의력과 에너지가 허락하는가)
- 끝까지 가져갈 근거가 있는가. (=동기, 자원, 마감이 구체적인가)
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비어 있으면, 그건 도전이 아니라 소음이라는 생각이다.
정말 ‘열심히’ 사는 것이 중요하다
그렇다고 열심히 하는 것이 불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. 오히려 진짜 열심은 더 중요하다. 다만 그 정의를 바꿔야 한다.
- 열심 = (몰입 시간) × (집중의 질) × (지속성)
- ‘할 일의 개수’가 아니라 집중의 질과 지속성이 결과를 만든다.
- T자형 태도가 유효하다. 넓게는 적당히 이해하되, 한 부분은 누구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깊게. Generalist와 Specialist의 균형 속에서 나만의 차별성을 갖는다.
‘하나만 하겠다’는 극단으로 가지 않겠다. 성격 상 당장 그렇게 할 수도 없을 것이다. 대신 양을 조절하겠다. 핸들할 수 있는 범위를 냉정하게 산정하고, 그 안에서 임팩트가 큰 일에 비중을 싣는 방식으로 열심을 재구성하겠다.
내가 바꿀 원칙
- 임팩트 우선: 지금 하는 일 중 결과가 가장 크게 남을 한두 개에 에너지의 대부분을 싣는다.
- 선택과 포기: 시작보다 중도 포기가 더 비싸다. 시작 전에 덜 벌이고, 벌였으면 끝까지.
- 용량 관리: 캘린더가 비었다고 여유가 아니다. 주의력, 체력, 정서 에너지를 함께 예산으로 잡는다.
- 정직한 동기 점검: ‘해서 나쁠 건 없지’는 진정성이 있는 동기가 아니다. 의미, 학습, 임팩트 중 최소 하나가 선명할 것.
- 깊이의 루틴화: 매일 같은 시간, 같은 장소, 같은 리듬으로 깊은 일(Deep Work)을 보호한다.
냉정하게 판단하고, 과감하게 도전하자
나는 더 이상 ‘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’ 갓생을 살지 않겠다. 대신 임팩트를 남기는 삶을 택하겠다. 필요 없는 것을 과감히 덜어내고, 필요한 것에는 두 배로 몰입하겠다.
결국 중요한 건 많음이 아니라 깊음, 연출이 아니라 성과, 바쁨이 아니라 책임이다.
밸런스를 맞추되, 머뭇거리지 말자. 냉정하게 판단하고, 과감하게 도전하자. 그게 내가 다시 정의한, 진짜 ‘열심’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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